여행/유럽

파리, 걷기

야채타임스 2024. 9. 1. 23:35

- 아니다. 파리, 버스 타기
 
코츠월드에서 다시 런던 패딩턴으로 돌아와 유로스타 출발역인 세인트 판크라스 인터내셔널 역으로, 그리고 파리 북역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사유는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노조 파업 중 철로에 불이 나서 연착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뉴스를 보고 런던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는데 역시나 기차는 연착이었고 너무 빠듯하게 도착해서 미친 듯이 뛰어 체크인, 보안검색도 겨우 하고 유로스타에 오를 수 있었다. 철로에 멈춰있는 기차 안에서 유로스타도 놓치고 파리 호텔 체크인이 늦어지는 상상을 하며 약간 정신이 피폐해졌던 기억이..

 


 
 
 

 

런던에서 파리로

- 유로스타에서 내리면 어른이 된다. 파리 북역 도착. 인터넷 여행카페에서 유로스타는 내리고 나면 어른이 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아마 유로스타에서 내린 사람만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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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와 다르게 나는 백수도 아니었고 혼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북역에서 택시를 탔고, 호텔에 머물렀다. 앞에서 쓴 바와 같이 여행 막바지까지 스트레스 산더미 속에 있었고 대부분 뇌를 꺼버리고  무계획으로 노트르담 성당 근처를 돌아다니거나 서머 세일 시즌이라 숙소가 있었던 마레 지구에서  쇼핑하고, 맛있는 것 먹고, 커피 마셨던 기억이 대부분인 듯. 두 번째 여행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숙소는 마레 지구의 호텔 뒤퐁-스미스. 파리 중심에 위치해 있고 당시 기준 신축이었기 때문에 근접성과 편의면에서는 매우 우수한 호텔이었고 다시 파리로 여행을 한다면 좁더라도 외곽보다는 중심에 있는 신축 부티크 호텔을 선택할 것 같다. 솔직히 파리 브랜드 호텔은 월급쟁이가 손댈 가격이 아닌 데다 치안이나 이동시간을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외곽 숙소도 비추, 저렴한 호텔로 간다면 아마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니 예산에서 절약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위의 링크와 같이 컨디션이 좋고 가격이 약간 있는 호스텔이 적당할 듯하다. 

 

Hotel Dupond Smith Paris - Site Officiel - Boutique Hôtel

L'Hôtel Dupond Smith, votre Boutique Hôtel à Paris dans le quartier du Marais, vous souhaite la bienvenue sur son site officiel. Réservez sur notre site!

www.hoteldupondsmith.com

 
파리 시내의 숙소 상층부에서는 대부분 에밀리나 라이즈의 주인공 아파트에서 보이던 영화 같은 파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렇듯 이곳도 파리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노트르담 성당으로. 이 때는 장미의 창을 개방하지 않았던 때라 다시 못 봤는데 2019년 화재 때 파사드가 살아남아 장미의 창도 함께 무사하다고 한다. 언젠가 프랑스를 방문할 때는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오랑주리, 흐린 파리 걷기

- 파리는 걷기 좋은 동네인것 같다. 강변을 따라 걷는 것도 좋고, 다리를 건너는 것도 좋다. 매번 비슷한 장소를 지나가지만 시청앞 광장에서 서성이는 것도 좋고 강변에 앉아 바토무슈를 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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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강변의 좌판

 
튈트리 공원, 그리고 공원과 맞닿아 있는 콩코드 광장의 관람차는 2018년 가동 중단이 결정돼서 해체되었다고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예뻤는데 한번 타볼걸 그랬네. 콩코드 광장은 대혁명 때 단두대가 설치된 곳이고 루이 16세와 마리앙투아네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곳이다. 이때 날씨가 참 좋아서 파리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정열과 화려함 속에서 살다 갈 거야~


다시, 오랑주리.

 
오랑주리에서 나와 도심을 산책했는데 하다 보니 또 엘리제궁 근처로 왔다. 아니 그런데 엘리제 궁전이 그 유명한 마담 퐁파두르에게 선물한 궁전이라는 소식을 접하며(뉴스는 아니지만ㅋㅋ) 이런 장소를 서슴없이 대통령궁으로 사용하는 이 나라도 대단하다 싶었다. 이 근처 아기용품점에서 친구 애기 옷을 샀는데 엄청 귀여운 옷이 많았던 것 같다. 그냥 파리에서 날아온 옷을 입혀보고 싶기도 했고. 비슷한 이유로 우리 강아지 장난감도 일부러 사가고.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햇빛이 정말 뜨거웠고 날씨가 더워서 개선문 근처에서 2층 버스를 타고 시티 투어를 하기로 했다. Hop-on hop-off 버스였던 것 같은데 이렇게 버스를 타고 쭉 돌아다니다 원하는 곳에 내려서 사진 찍고 지나가는 버스를 다시 잡아 탔던 듯. 오디오 가이드도 있어 지난 여행 때 혼자 다녀서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부터 버스 투어 시작. 올림픽 때 보이던 익숙한 풍경들이다.

 
아마 알렉상드르 3세 다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에펠탑, 세계의 랜드마크!
유시민 작가님의 유럽 도시 기행 1에 에펠탑의 가치를 세가지 측면에서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첫째, 과학혁명의 산물, 둘째, 공화정이라는 프랑스 정치제도의 특징을 체현, 셋째, 자유와 평등, 인권의 시대에 맞는 제작 방식이다. 잔인한 식민지 경영이나 이권 전쟁 등 프랑스가 세계사에 끼친 악영향이나 서방세계가 아닌 문화에 차별적이기까지 한 배타성이나 자만심 때문에 항상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내재된 진보적, 민주적, 윤리적 역량은 아직 우리가 따라가기 힘든 높은 수준이라는 게 느껴진다. 단순한 예로 초등학교 때부터 노동자 보호 및 노조의 의미를 가르친다고 하니. 귀족 노조라는 자기 권리 파먹는 단어를 양산하고 동성애 반대라는 주술 관계의 오류가 있는 문장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저 에펠탑이 그저 파리의 부동산을 비싸게 만들어 주는 철제 조립품 외 어떤 의미가 있을런지.

 
양궁 경기가 치러졌던 앵발리드

 
오페라 가르니에

 
루브르. 짧은 일정이라 루브르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버스를 타고 스치듯 지나간 외관에도 여기는 공간 자체가 예술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저 화려한 중세 건물 앞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철제와 유리 소재의 피라미드가 있다는 점만으로도 파리의 가치가 느껴지는 것이다. 또 파리를 갈 기회가 있다면 그땐 가보자. 그래서 미켈란젤로의 노예상도 꼭 보고.

 
바토무슈가 떠있는 센강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이는 센강

 
파리 시청사가 보이는 다리 위
 
 
 


 
 
 
노트르담에서 다리를 건너면 가까운 골목에 천주교 성당인 Church of Saint-Gervais가 있다. 숙소에서 가깝고 노트르담에 방문객이 너무 많아  다니기 힘들 때 여기로 와서 앉아 있었는데 대형 오르간이 있어 연주도 들을 수 있었다. 파리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인 듯. 적당한 규모와 중후한 분위기가 지친 여행자가 쉬어가기에 적당한 장소였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파리라는 공간 자체를 십분 이용해서 우아하고도 세련된 경기 운영을 했던 이곳이 지구상에서 언제나 가고 싶은 첫 번째 도시라는 걸 다시 깨달았고 파리를 2번 여행하면서 그리고 또 사진을 다시 정리하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이 유시민 작가님의 유럽 도시 기행 1 마지막 페이지에 들어있어서 남겨본다.
 
여행할 때는 몰랐는데, 글을 쓰면서 알았다. 보고 왔는데 또 보고 싶거나, 이번엔 못 보았지만 다음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 파리에 아주 많다는 것을. 그렇지만 다시 갈 수 없다고 상상해도, 그저 아쉬울 뿐 다른 감정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내가 아무 소식을 전하지 않아도 개의치 않고 자기 색깔대로 씩씩하게 잘 살아갈 친구인데 슬퍼할 게 무에 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저 스치듯 가벼운 인사만 남기고 인류 문명의 최전선인 파리를 떠나왔다. 아비엥또 ( à bientôt, 또 봐)!' 
   
 


 
 

 
평화를 빕니다. 나여.

 

 

 


 

 

 

 

오전 파리 시내를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호텔로 돌아와 바로 샤를 드골 공항으로 향했다. 늘 캐리어를 끌고 버스, 지하철을 이용해서 공항으로 가다 처음으로  블랙레인이라는 공항 픽업 택시 서비스를 이용했었는데 과연 문명의 이기와 돈은 좋은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예약할 때는 많이 비싼거고 같다 생각했는데 그 복잡한 호텔 앞 골목까지 와서 편하게 공항까지 이동하고 보니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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