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는 걷기 좋은 동네인것 같다.
강변을 따라 걷는 것도 좋고,
다리를 건너는 것도 좋다.
매번 비슷한 장소를 지나가지만
시청앞 광장에서 서성이는 것도 좋고
강변에 앉아 바토무슈를 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흐려서 사진조차 축축하지만 강변 좌판에서 읽지 못하는 책구경을 하고, 그림구경을 하는 것은 설명할수 없을 만큼 낭만적이다. 미드나잇인 파리에서 길이 왜 그렇게 걸었는지 알아 버렸다.
프랑스에 오면 고흐와 모네를 꼭 봐야지 생각하고는 먼저 오르세 미술관을 찾았더니 첫날부터 휴관이다. 실망하지 않고 오랑주리로 향했다. 월요일 오르세 휴관, 화요일은 오랑주리와 루브르 휴관이라 오르세는 수요일부터 관람이 용이했던 것 같다. 오르세 휴관의 여파로 오랑주리 대기열이..
오랑주리는 모네에 의한 모네를 위한 미술관이다. 그러니 모네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오랑주리에 가야 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인상주의 작가이지만 제대로 보고 싶다면 꼭 수련으로 둘러쌓인 저 하얀방에 가만히 앉아 삼십분이든 한시간이든 그림만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꼭 시도해 보는게 좋을 것 같다.
모네는 수련을 기증하며 관람객이 어떠한 느낌으로 보았으면 좋겠다는 계산까지 해서 미술관을 기획했다고 한다. 자연광이 드는 하얀방이라니! 빛에 미친 화가. 전시실에 빛을 들게 하기 위해 오렌지 온실을 개조해서 만든 미술관이라서 이름도 오랑주리라고 한다. 인상주의 작가들만큼 친절한 이도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대중적인 미를 추구하면서 혁신을 시도하다니.
눈으로 보는게
귀로 듣는게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이
내가 아는 실체의 모든게 아닐지도 모른다.
마음이 보여주는 것..
마음이 들려주는 것..
이렇게 뛰고있는 내심장이 느끼는 것.
순수하게 이것만으로 순수하게 존재를 받아들이길. - 모네
반나절을 오랑주리에서 보내다 샹젤리제 거리로 나가보았다. 샹젤리제 거리지만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입맛이란.
걷다보니 개선문. 파리는 정말 걷기 좋은 곳이다. 그래서 파리를 다 걸어보기로 했다.
Midnight in Paris의 그 호텔, Le Bristol.
지나가다 호텔이 예뻐 사진을 찍었는데 어디서 많이 봤다 싶어 찾아봤더니 영화에 나왔던 호텔이다. 나중에 한번 가볼까 생각하고 찾아보니 1박 가격에 턱이 빠지는 느낌과 엄충난 박탈감을 가져왔다. 로또되면 가볼만한 호텔이다.
엘리제궁의 요리사의 그 엘리제궁. 경비병들에게 검문이라도 당할까 앞에서 서성거리며 사진도 겨우 찍었다. 이런 관광지 대로에 대통령궁이 있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샹젤리제 뒷편 명품샵이 모여있 생토노레. 매번 소매치기, 집시들을 조심하느라 잔뜩 긴장하고 다녔는데 여기선 내가 제일 가난해 보이네. 사건이 있으면 내가 제일 먼저 용의선상에 오를 것 같다.
루브르는 엄두가 나지 않아 보지 못했다. 다음 방문에도 가지 못했는데 아마 파리에 일주일 이상 머무르지 않는 이상 안가지 않을까 싶다. 미켈란젤로의 노예상이 보고 싶긴 했는데..
이 날 하루종일 3구,1구,8구를 걸어서 다녔던 것 같은데 시간 아깝게 외곽 한인민박 가지 말고 시내 호스텔로 가는게 제일 좋을 듯하다. 시내에서만 다닌다면 파리는 지하철 딱히 안타도 될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