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퇴사여행, 서유럽

스페인, 말라가, 미하스

야채타임스 2024. 2. 27. 22:10

- 말랑말랑 말라가, Costa del Sol

 
여행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사람들이 의문을 품는 내 여행 루트가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 처음 간 여행지가 부다페스트인 것
두 번째, 처음 가는 영국에서 웨일스의 크리키에스라는 시골에 처박혀 있다 코츠월드를 거쳐 런던으로 갔다는 것
세 번째가 스페인을 갈 때 바르셀로나를 가지 않고 말라가로 들어갔다는 것.
 
말라가는 단지 프로방스에서 스페인으로 바로 들어가기 편리한 곳이었기 때문에 스페인 첫 번째 여행지로 선택한 것이었는데 얼마 전 스페인에서 살다 오신 분과 얘기를 하다가 바르셀로나는 가지 않고 말라가를 시작으로 시계 방향으로 스페인을 돌았다는 말에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좀 뿌듯?

 
스페인 공중사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땅의 모습이 다르고 그와 비슷하게 민족의 기질이 다른것 같다. 역시 사람은 땅에서 나는 것 같다. 라이언에어는 착륙 성공 후 팡파레가 울리고 승객과 승무원이 함께 박수를 친다. 착륙이 당연한게 아니었나 보다.

 
공항 1층에서 나와서 왼쪽 정류장 19번 버스를 타면 Merced Squre로 들어올 수 있다. 말라가 숙소는  Picasso's Corner Backpackers Hostel. 1층 골목으로 창이 나있는 1인실을 배정받았는데 혼자서 사용해서 좋기도 했고 창밖의 카페와 술집에서 들리는 떠들썩한 소리도 나쁘지 않았다. 내 방에 그려진 캘빈과 홉스의 만화도 귀여웠고.

 
예쁜 골목 사이로 얼굴을 내민 히브랄파로 성. 알카사바를 방어하기 위해 지어진 성으로 산에 있는 등대라는 뜻이라고 한다. 도착하고 첫날 마라톤 경기가 있어 무리 지어 달리는 사람들이 도심 곳곳에 있었다.

 
말라가의 카테드랄. 스페인 내에서는 그렇게 규모있는 성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패기 있는 규모에 한번 놀라고 내부의 아름다움에 한번 더 놀랐다. 화려한 파이프오르간, 제대장식, 그리고 미사 전 모셔진 아름다운 성모 마리아, 축일 행사를 제대로 찾아갔던 모양이었다. 노트르담의 고요한 미사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에 건축되기 시작하였으나, 자금부족으로 한쪽 탑의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그 희소성으로 인해 탑을 완공하지 않고 유지하여 현지인들은 La Manquita 외팔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내눈에는 희소성이든 뭐든 레고에서 지붕을 뜯어낸 듯한 저 모습이 아름다운 성당을 망치고 있는 듯하여 심히 답답했다. 맘에 안 들어.

 
말라가의 시가지, 내가 있었던 동네는 관광지임에도 거리가 매우 깨끗하고 치안도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햇살은 뭐 설명할 필요가 없다. 코스타 델 솔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좋지 않은 감정은 모두 버리고 날아왔으니 마음에 햇빛만 눌러 담기로 했다. 햇살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 하얀 마을 미하스
 

영화에서 익숙히 들었던 카사 블랑카 Casa de Blanca, 하얀 집의 마을 미하스로..

 
미하스로 가기 위해서는 말라가에서 지하철을 타고 푸엔히롤라라는 해안도시로 가서 다시 미하스로 가는 버스를 탄다. Malaga Centro Alameda역에서 푸엔히롤라 Fuengirola행 지하철을 타면 해안선을 따라 한참을 달리는데 그리 멀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하철 내에서도 저렇게 푸엔히롤라 갑니다 하고 있으니 마음 편하게 바깥구경도 할 수 있었다.
 
푸엔히롤라 역에서 조그만 나오면 바로 버스터미널이 보인다. 미리 알아볼 때는 18번 버스라고 했는데 다른 버스들도 많아서 미하스로 가는 아무 버스나 타보았다.

 
한참 언덕길로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하얀 집들이 길옆으로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스페인의 하얀 마을 미하스이다. 어느 구도에서 찍어도 엽서 같은 사진이 나오는데 날씨가 조금만 좋았더라면 정말 좋은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었을 것 같다.

 
마을을 관광지화 한 것이라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호텔에 머무르며 쉬어가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인 듯했다.
 
미하스 선물가게에서 발견한 도자기 인형 나달 NADAL. 야드로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고 스페인 내에서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나달은 퀄리티는 결코 뒤지지 않지만 브랜드화에 성공하지 못해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고 했다. 저 플라멩코 여인을 진열해 놓은 선물가게는 문이 닫혀버려서 익일 그라나다의 한 기념품가게 구석에서 19유로짜리 먼지가 두껍게 쌓인 이 인형을 결국 찾아내었다. 도자기 인형 좋아.
 
 
 


 

라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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