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유럽

겨울의 잘츠부르크로

야채타임스 2025. 4. 1. 02:21

 
-  중세 곡물 거리의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빈 중앙역, Wien Hauptbahnhof.

빈 중앙역, 기차표는 미리 예매하고 가서 키오스로 발권받았고 대부분 영어 소통이 원활해서 불편함이 전혀 없다. 아, 그냥 나만 불편한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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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웠던 빈을 뒤로하고 기차에 올랐다.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눈 덮인 풍경을 보았다. 왠지 겨울의 오스트리아는 추울 것 같았지만 서울이 훨씬 추웠다. 어디를 가도 서울이 훨씬 덥고, 서울이 훨씬 춥다. 처음 상경했던 해 겨울이 생각난다. 너무 추운데 가지고 있던 코트나 패딩이 얇아서 길을 다닐 수가 없는 거다. 당장 사기도 부담스러워서 한참 겹겹이 옷을 껴입고 다녔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해 여름 32~3도 정도 온도에 사람들이 덥다고 땀 흘리는 걸 보고 장난치는 건가 하고 조금 의아했었다. 나는 38도의  여름을 에어컨도 없이(그땐 다 없었다) 견뎌냈던 어린이었기에.. 이젠 서울이 아래 동네보다 더워졌지만 그래도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좋다.

 
그렇게 기차를 타고 밤이 되어 잘츠부르크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어두워서 조금 긴장했는데 치안이 좋았던 것 같다. 택시기사님도 친절했고. 거기다 호텔 리셉션에 들어서니 한국인이 있는 것이 아닌가. 서로 반가워하며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갔다. 호텔 브리스톨 잘츠부르크. 도심 한가운데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 밤에도 다니기 편한 위치였고 세월의 흔적을 가진 고풍스러운 호텔이었지만 그래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침구나 인테리어는 아무래도 신축 호텔이 더 편하니깐. 언젠가부터는 어느 고즈넉한 호텔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살인 사건에서 두세 번째즈음 사라지는 동양 여자 역할에 감정을 이입하지 않았다. 그렇게 상상하는 것도 피곤해서ㅋㅋ 그 피곤함의 절정이 무엇이었느냐 하면 바로 앞에 모차르트 집이 있었는데 안 갔어. 재미없네. 메말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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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교회, Dreifaltigkeitskirche

 

숙소 바로 앞에 있던 성당. 왔다갔다 하면서 하루에 몇번씩 이곳을 지나쳐갔는데 들어가지는 않았던거 같다. 항상 근처 성당에는 들어가서 잠깐이라도 앉아 있다 나오곤 했는데 그만큼 여유가 없었던건가. 하얀색 외벽과 까만 돔이 인상적이었던.

카라얀의 집, Karajan Geburtshaus

 
 번화한 곳이라 밤이지만 호텔 주변을 돌아다녀 보았다. 호텔  바로 근처에 천주교 성당이 있었고 모차르트의 집, 카라얀 집, 강변에는  카페 자허 등 가볼 곳이 많다. 내 클래식 음악에는 문외한이라 그다지 할 말 없지만 모차르트가 태어나고 그를 기반으로 한 음악 대학이 설립된 곳이니 카라얀과 같은 대가가 배출될 수 있는 거겠지. 과외만 시키고 학원만 보내면 법원이나 공격하고 다니는 그런 사람 된다.
 


 
 
다음날 게트라이데 거리로 향했다. 스노케를 임 엘레판트, S'Nockerl im Elefant. 잘츠부르크의 대표 디저트인 노케를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현지인들의 추천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라고 한다. 내가 머문 숙소도 그렇고 이 레스토랑도 인테리어에 아프리카 이미지가 많아서 오스트리아가 식민 제국주의를 이루지 못한 열망을 이런 데서 표출하는가 했는데 여긴  호텔 엘리펀트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처음 나올 때 비주얼이 어마어마한데 분리하기 전 사진을 찍을 거니 물어보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그냥 먹어버려서 제대로 된 사진이 없다. 분해 전 사진이 없어 입구에 걸려있는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잘츠부르거 노케를은 계란 흰자로 거품을 내고, 밀가루, 레몬 껍질, 콩포트처럼 보이는 과일잼, 바닐라, 설탕, 버터 등을 넣고 오븐에 구워 한껏 부풀려 폭신하고 가벼운 느낌을 내는  수플레 디저트이다. 위의 사진과 같이 산봉우리 모양에 슈가 파우더가 뿌려져 있는데 양이 많아 3~4명이 나눠 먹지만 나는 둘이서 다 먹는 기염을 토하고 왔다. 디저트는 사랑이야. 삼순이를 보고 가졌던 내 또 하나의 꿈은 파티시에였다는. 바쁘지만 않으면 해 보고 싶다으. 
 


 
 
게테라이데 거리를 다녀보았다. 게트라이데가세(Getreidegasse)는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이 늘어선 구시가의 번화가로 중세 시대 곡물 거래가 이루어진 곳이라서 곡물거리라는 의미를 가진 좁은 골목에 아름다운 건물들이 늘어선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 거리이다. 눈 돌아가는 행잉 사인보드들과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보라. 화려하고 정교한 철제 간판은 중세부터 이어져온 전통으로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어떤 상점인지 알 수 있고 좁은 거리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거리로 뻗어 나오는 돌출 형식의 예술적인 간판을 만들어 냈다. 빵, 보석, 구두, 시계 등 직관적으로 상점의 업종을 나타내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간판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거리의 끝에 도달해 있다.

이 어린이들도 이제 성인이 되었을 것이므로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았다. 사진이 넘나 예뻐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Nordsee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운영되는 시푸드 체인점으로 해산물 요리를 약간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싼 건 비쌌는데 레스토랑에서 먹으나 저기서 먹으나 비슷하기도 하고) 간편하게 포장해서 갈 수 있어서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들러보았다. 메뉴를 골라서 직원에게 말하면 조리하거나 포장해 주고 옆으로 가서 결제하는 시스템이 서브웨이와 비슷했던 것도 같다. 종류가 정말 많아서 고르는데만 시간이 엄청 걸렸다는. 샌드위치와 샐러드, 연어, 새우 등을 샀던 것 같은데 다 맛있었다는 어렴풋한 기억만 나고..  또 먹느라 사진이 없네. 


 
 

이거 샀는데 깨졌어 ㅠㅠ

 
크리스마스는 지났고 빈처럼 대규모 크리스마스 부스가 설치되지는 않았지만 이 거리는 언제나 크리스마스일 것 같고 모든 상점이 크리스마스 마켓 같았다. 크리스마스 장식품과 모차르트 초콜릿을 계속 샀다. 진짜 계속. 마지막 선물 가게에서 약간 사재기하고 나온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숙소 앞의 마카르트 광장, Makartplatz. 눈 비가 흩뿌리고 번잡하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어떤 도시의 밤. 이 영상을 돌려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저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때의 축축한 공기가 아직도 느껴지는 것 같아. 이제 오스트리아 여행기는 빨리 마무리 하고 싶은데 퇴근하고 하루종일 있었던 뉴스보고 나면 이내 새벽이라 아무것도 못한다.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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