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정체가 심해 도로에 한참 서있는데 다친 개가 도로가에 누워있었다. 여기는 도로와 인도 구분이 없고 차선도 없어서 누워있던 개 바로 옆으로 차가 지나가다 밑에 깔려버린 것이었다. 겨우 택시에서는 빠져나왔는데 바로 옆으로 덤프트럭이 지나가니 개가 자지러지게 운다.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어떻게 하냐고 울먹거리고 있으니 기사님이 창문을 열고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개를 도로 옆으로 옮겨달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전부터 사람들이 개를 옮기려고 했지만 대형 들개인 데다 이빨을 드러내며 경계를 하니 쉽지 않았다. 결국 어떤 분이 긴 막대를 들고 와서 개를 옆으로 사정없이 밀어냈다. 개는 자지러지게 울고 사람은 계속 밀어내고. 그렇게 반복해서 도로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고 깨진 돌들을 주워와서 개 주변에 놓아주셨다. 개는 숨을 가쁘게 쉬었지만 안전해졌다. 다른 사람들도 돌을 하나씩 주워와서 개가 도로가로 밀려나지 못하게 쌓아두었다. 개와 한참 눈을 마주치고 있으니 그제야 차가 움직였다. 퇴근길에 개가 아직 그곳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담 안에 웅크리고 있었다. 아침에는 아마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짐작해 버렸지만 한나절이 지났고 개는 있었다.
나의 신은 개들에게도 축복을 내려주는데 여기 신도 동물에게 축복을 주시나요.
통역사님 말씀으로는 우리 신이나 당신의 신이나 비슷하다고 하시던데요.
사람 살기에도 녹록지 않은 땅이긴 하지만 동물에게도 축복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또 필요할 때만 염치없이 신을 찾네요.
